발행년월일 : 2021-05-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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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슴도치섬에서 보내는 그림엽서-56
2007년 03월 13일 화요일 춘천신문
-半世紀의 생일

식당 이름을 물어보기 위해 애인도 아닌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는데, 수화기에서“생일 축하해요“라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. 10년 넘게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았고 나도 기억하지 않았던 생일입니다.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그녀에게 한 번도 나를 흘린 적이 없는데 이상합니다. 언젠가 술에 취해 그만 이성을 잃고 생일 날짜를 알려준 듯싶습니다.

‘잠들면 좋다 그 보다 더 좋은 것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는 것이다’

하이네의 시 귀를 떠올리며 생일이면 우울해졌던 젊은 날이 있었습니다. 혼자 살게 되면서 생일을 아예 잊어버렸습니다.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해주지 않았고 생일을 기념하는 사람들을 혐오했습니다.

전화를 끊고 허둥대기 시작 했습니다. 꼭 반세기를 산 것입니다. 이런 기적을 다 보다니요 새삼 주위를 둘러봅니다. 반세기 동안 걸어서 도착한 곳입니다. 창밖으로 꽃샘 눈이 날리고 있습니다. 산수유 꽃망울도 허둥대고 있습니다. 반세기 전의 기억이 살아나고 있습니다.

이제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할 때입니다. 올 때처럼 길을 묻진 않겠습니다.  가난과 고독은 자유를 얻기 위한 대가였습니다. 잘못 든 길이라도 그냥 가겠습니다.

   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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